가양동 CJ부지, 지식산업센터 대신 아파트 용도 변경 돌입

사업비 6조원 규모 초대형 프로젝트
2026년 7월 용도 변경 작업 완료 목표

 

 

 

서울 가양동 CJ공장부지 개발사업 예상 조감도. /인창개발 제공
 
서울 가양동 CJ공장부지 개발사업 예상 조감도. /인창개발 제공

총사업비 6조원 규모의 서울 강서구 가양동 CJ 부지 개발 사업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다. 대규모 지식산업센터를 조성할 예정이었던 일부 부지에 1000여 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를 짓기로 하면서다.

11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개발 회사 인창개발은 최근 강서구청에 CJ공장 부지 개발 사업 1~3블록 중 3블록의 용도를 지식산업센터에서 공동주택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다. 3블록은 총 연면적 35만5694㎡ 가운데 83%(29만4796㎡)를 지식산업센터로 채울 계획이었지만, 이를 아파트로 용도 변경해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부지 규모와 용적률 등을 고려하면 1000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이 참여하는 만큼 아파트 단지 이름에 힐스테이트 브랜드가 적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사업이 이미 착공해 서울시와 강서구청의 용도 변경 승인을 다시 받아야 한다. 이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이르면 2026년 7월 용도 변경 작업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업은 가양동 92-1번지 일대 9만3686㎡ 부지를 3개 블록으로 나눠 지하 7층~지상 14층, 연면적 76만4382㎡ 규모 업무·상업 시설과 지식산업센터를 조성하는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다. 강남구 코엑스의 1.7배 크기에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과 연결돼 주목받았다. 시행사는 인창개발이며, 현대건설도 지분 투자를 해 공사비뿐 아니라 분양 이익 일부도 나눠 갖는다. 지분율은 현대건설이 60%, 인창개발이 40%다.

서울 시내 힐스테이트 견본주택을 찾은 시민들이 단지배치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서울 시내 힐스테이트 견본주택을 찾은 시민들이 단지배치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앞서 현대건설과 인창개발은 2019년 말 1조501억원에 부지를 매입했고, 지난해 12월 20일에는 KB증권을 주관사로 2조8000억원 규모의 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았다. 사업은 코로나19 등으로 지연되다가 현대건설이 지난 2월 시행사인 인창개발과 1조6266억원 규모 공사 계약을 맺은 데 이어 3월 착공계를 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인창개발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CJ 공장 부지 소유권을 이전받은 지 약 6년 만이다.

건설 업계에선 인창개발이 용도 변경을 결정하게 된 배경으로 최근 지식산업센터가 높은 공실률을 보이는 등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실 증가로 감정 평가액이 낮아지면서 은행들이 이를 근거로 지식산업센터 대출 한도를 줄이고 있다”면서 “잔금은 물론 중도금 대출까지 실행이 어려워져 지식산업센터를 고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용도 변경은 정부의 도심 아파트 공급 정책에도 부합하는 방안이다. 아파트 등 공공 주택은 공급 부족 상태가 커지고 있기에 사업성을 높이는 동시에 주택 공급이라는 명분이 주어지는 셈이다. 실제로 한 사업 관계사는 대주단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용도 변경 이유로 “현 정부의 부동산 공급 정책에 부응하고, 한편으로는 대주단의 사업 PF 대출 상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적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