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지옥' 지식산업센터 한달새 경매 313건 … 해외선 주거용 전환 묘안

- 2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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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경기 침체에 매물 쏟아져
유동성타격 중견건설사 줄부도
빈 상가 주거전환땐 공급 확대
국토부 지난 3월 연구용역발주
빈 상가 주거전환땐 공급 확대
국토부 지난 3월 연구용역발주
4일 데이터 전문 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5월 경매로 나온 전국 지식산업센터 매물은 31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지옥션이 월별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한 2001년 1월 이후 최다치다. '아파트형 공장'으로 알려진 지식산업센터는 일반 공장과 달리 수도권 지역 공장 신·증설을 차단하는 수도권 공장 총량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또 분양 또는 매입 가격의 약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부동산 가격 상승기였던 2020~2022년에 집중 분양됐다.
매물이 경매로 나와도 해소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플래닛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매매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지식산업센터 1분기 거래량은 552건으로 직전 분기(971건)와 비교해 43.2% 감소했다.
이러다 보니 금융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마저 막히면서 지식산업센터가 중견 건설사들의 부도 무덤이 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신한건설도 경기 화성시 지식산업센터 등의 미분양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마찬가지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대저건설, 안강건설 등도 같은 이유였다.
건설업계는 지식산업센터를 비롯해 상가 등 공실 문제가 심각한데 비어 있는 업무·상업시설을 주거·숙박시설로 용도 전환하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새 정부가 추진하는 임대주택을 포함한 주택 공급 확대 방향에도 부합한다는 것이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건설사나 시행사 등 공급자 입장에선 막힌 유동성이 뚫리는 효과, 소비자 입장에선 직주근접이 뛰어난 도심에 살 수 있는 주택 효과가 각각 생겨 일거양득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에선 이처럼 용도가 전환된 '컨버전 주택'이 곳곳에 생기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샌타애나 오피스 빌딩은 2021년 예술가를 위한 저렴한 주택·편의시설로 용도가 바뀌었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에 따르면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와 분쿄구에 각각 있던 오피스 빌딩들도 임대·분양 맨션으로 탈바꿈했다. 영국은 2013년부터 업무시설을 주거시설로 전환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도 비어 있는 업무·상업시설을 주거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국토부는 올해 3월 '건축물의 탄력적 용도 전환 지원 방안 마련'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현재는 상가 공실이 얼마나 많고 빨리 증가하는지 현황을 파악하는 중이다. 이를 토대로 건축물의 용도를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게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