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텅 빈 지식산업센터… '입주업종 확대' 공실 해법 되나 [부동산 아토즈]

'지산 무덤' 불리던 향동·덕은지구
고양시, 업종 늘리자 입주에 도움
구로·금천구 등 업체 다양화 주력
개별입지 경우만 지자체 조율 가능
산단 내 지산도 제도 개선 목소리
 
텅텅 빈 지식산업센터… '입주업종 확대' 공실 해법 되나 [부동산 아토즈]

#. 건설업은 지식산업센터에 입주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제조·지식산업·정보통신 등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 남양주시는 건설업 입주를 전면 허용했다. 이 외에도 스마트팜 수직농장, 공유주방 운영업, 영상·오디오 콘텐츠 제작·배급업 등 지산 입주업종을 대폭 확대했다. 시에 따르면 577개 업종이 지산 입주가 가능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공실 무덤으로 시한폭탄이 된 지산 미분양 해소 방안의 하나로 '입주업종 확대'가 부상하고 있다. 산업단지 밖(개별입지) 지산의 경우 지자체가 입주업종을 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고양시는 지산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곳이다. 향동·덕은지구에는 팔리지 않고 텅텅 빈 건물이 넘쳐나고 있다. 시에 따르면 관내에 위치한 지산은 전부 개별입지에 자리잡고 있다. 공실 해소를 위해 지난 2월 입주업종에 건설업, 전기 및 정보통신 공사업, 방송·영상 제작 배급업 등 12개를 추가했다. 시 관계자는 "5월 기준으로 개별입지 지산에 입주할 수 있는 업종이 126개로 늘어났다"며 "(입주업종 확대가) 공실 해소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산이 몰려 있는 서울 구로구와 금천구도 최근 입주업종을 확대했다. 금천구는 건설업, 방송업, 스마트팜 등 총 9개 업종을 추가했다. 구로구도 건설업, 금융업, 법무·세무 전문서비스업 등 7개 업종을 추가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구로구는 개별입지 지산이 총 17곳에 이른다. 금천구도 13곳이 산업단지 밖에 위치해 있다.

이들 지자체 관계자는 "지산 공실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입주업종이 제한돼 있어 현장의 수요와도 맞지 않아 업종을 확대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입주업종 확대에 나선 지자체는 이들 만이 아니다. 안양시, 광명시, 의정부시 등 일부 지자체들도 규제완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대다수 지자체들은 입주업종 확대에 소극적이다. 이유는 지산 설립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기업이 등장하고 있어 단순히 지식기반산업이나 정보통신업 등으로 묶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공실 해소를 위해 지자체들이 적극적으로 업종 확대에 나서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단지 안에 위치한 지산에 대해서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업단지 내 지산 입주업종은 개별입지와 달리 정부가 법에서 정하고 있는 데 다양하고 많은 업종이 입주를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같은 관내지만 지산이 산단에 위치해 있느냐, 개별입지에 위치해 있느냐에 따라 입주업종이 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앙 정부에 공실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산단 지산도 입주업종을 대폭 풀어 달라고 건의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출규제 완화도 필요하지만 비교적 손쉬운 것은 입주업종 확대"라며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관련 제도를 유연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4월말 기준으로 전국 지산은 1547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0% 가량인 939곳이 개별입지에 위치해 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