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센터는 경매시장서도 ‘찬밥’

- 25-04-07
- 86 회
- 0 건
감정가액의 반값 경매 물건 속출
낙찰 건수는 전체 26.3%인 73건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지식산업센터. 기사와 사진은 무관. 사진제공=현대엔지니어링
매일일보 = 윤하늘 기자 | 서울 경매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식산업센터는 여전히 ‘찬밥밥’ 신세다. 한 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지식산업센터가 인기를 끌었지만, 지난해부터 공실과 미분양 문제가 터지며 감정가액의 반값으로 경매 물건이 쏟아져 나와도 살 사람이 없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6일 지지옥션이 서울·경기·인천의 지식산업센터 월별 경매 진행건수 및 매각률과 매각가율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4개월 동안 서울 경매법원에 총 279건의 지식산업센터 경매 매물이 올라왔다. 이 중 낙찰 받은 건수는 전체의 26.3%인 73건에 그친다. 평균 매각가율은 69.3%였다.
또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경기도와 인천의 경매법원에는 1403건의 지식산업센터 경매 매물이 등장했는데 이 중 373건(26.5%)만이 낙찰 됐고 평균 매각가율은 61.2%였다. 경매법원에 지식산업센터들이 쏟아지는 이유는 경기 악화로 기업들의 임차수요가 줄어드는 데 반해 공급은 지속 늘며 공실인 곳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임대료는 못 받는데 매달 나가는 대출이자와 관리비가 쌓이며 결국 경매까지 이어진 셈이다.
실제 고양시의회 손동숙 의원실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에 준공된 지식산업센터는 작년 말 기준 총 25곳, 1만1400여호다. 이 중 6400호만 입주를 완료 상태지만, 나머지는 비어있다.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 ‘현대 테라타워 지식산업센터 구리 갈매(10만3935㎡)’도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다.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인근의 부동산중개사사무소 대표 A씨는 “평택 고덕면은 지식산업센터 밀집 지역인데, 현재 50% 이상이 공실이며 매물도 저렴하게 나와있지만 팔리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아예 지식산업센터가 처음 생겼을 때 매수했던 초창기 분양자나, 핵심지역 지식산업센터 임대인들 빼고는 견디기 힘든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식산업센터 시장은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금융권에서 최근 지식산업센터 미분양 담보대출 마저 전면 중단하면서다. 중소형 법무법인들이 ‘분양 계약 해지’ 집단 소송을 인터넷 등을 통해 홍보하면서 소송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식산업센터 호황기 때 무조건 계약만 하게 하고 사라지는 현장들이 속출했는데, 이와 관련된 소송들이 최근 진행 중인 것”이라면서 “여러 법률사무소 등이 지식산업센터 미분양계약 취소가 가능하다는 식으로 계약자들에게 홍보하고 있지만, 취소되는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소송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yhn7704@m-i.kr
출처 : 매일일보(http://www.m-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