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텅 빈 지식산업센터 용도변경, 도심 주택공급 해법 될까

- 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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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업무시설→주택 '컨버전'…뉴욕 등 대도시 활발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공실률 심각…규제 완화 필요"
전문가들 "신축·재건축보다 도심 내 빠른 공급 장점"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지난달 19일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상가들이 비어 있는 모습. 2025.07.09. park7691@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19/NISI20250619_0020857052_web.jpg?rnd=20250619122801)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지난달 19일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상가들이 비어 있는 모습. 2025.07.09.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 한 달 만에 고강도 대출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책을 내놨지만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은 늦어지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4기 신도시를 신규 지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수도권 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릴 만한 묘책이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실률이 높은 상가와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 등을 리모델링해 주택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이른바 '컨버전'(Conversion) 활성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10일 건설업계에서는 늦어도 다음달까지는 새 정부의 부동산 공급대책 밑그림이 공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8일 전례 없는 고강도 대출규제가 시행된 만큼 최대한 빠르게 확실한 공급 확대 메시지를 내야만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 심리를 잠재울 수 있어서다.
이 대통령은 일차적으로 2·3기 신도시의 공급 촉진과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등을 언급했다. 지난해 발표된 서리풀지구 등 서울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도 유효하다. 다만 택지 개발을 통한 신축 공급은 입주까지 최소 8~10년이 소요되는 만큼 정부·여당도 빠른 공급대책에 대해 고심 중인 흔적이 엿보인다.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던 도심 공공기관 또는 기업이 보유한 청사 등의 유휴부지를 주거·업무시설로 고밀 복합개발하는 방식이 거론되는 이유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지난 7일 "재개발·재건축만으로 충분치 않다. 5년 내 공급 가능한 토지를 찾아야 한다"며 "유휴부지를 어떻게 더 많이 발굴해 택지 전환을 하느냐가 숙제"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실이 심각한 수도권 도심의 상가와 지식산업센터 등의 업무시설을 리모델링해 임대주택 등으로 공급하는 수준의 파격적인 공급대책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특히 경기 침체와 과잉 공급 등의 여파로 공실이 심각한 수도권 지식산업센터가 주 대상이다. 경·공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5월 경매로 나온 전국 지식산업센터 매물은 313건으로 2001년 1월 통계 시작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 5월 기준 경기도 내 지식산업센터는 총 595개소, 전체 호실 수는 16만2509호에 달하며, 이 중 약 14%인 2만4129호가 공실 상태다. 고양시(29%), 과천시(37%), 오산시(39%), 양주시(68%), 이천시(70%) 등 일부 지역은 심각한 수준의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
![[서울=뉴시스] 반도건설이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주상복합아파트의 사무실을 주택으로 리모델링한다. 사진은 반도건설이 매입한 뉴욕 맨해튼 중심가 미드타운에 위치한 55th 주상복합아파트 건물의 모습. (사진=반도건설 제공) 2025.07.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06/19/NISI20240619_0001579525_web.jpg?rnd=20240619092736)
[서울=뉴시스] 반도건설이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주상복합아파트의 사무실을 주택으로 리모델링한다. 사진은 반도건설이 매입한 뉴욕 맨해튼 중심가 미드타운에 위치한 55th 주상복합아파트 건물의 모습. (사진=반도건설 제공) 2025.07.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과 프랑스, 영국, 호주, 일본 등 해외에서는 오피스 빌딩의 임대 또는 분양 아파트로 용도변경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은 1990년대 중반부터 노후된 건물과 섬이라는 특징 때문에 신규 주택 공급이 어려워졌다고 보고, 과잉공급된 오피스 건물을 아파트로 바꾸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호주 등은 2010년대부터 주거용과 호텔 등으로 용도를 전환해 왔다.
정부는 2020년에도 5·6 공급대책으로 오피스·상가 등을 공공이 매입해 주거로 전환하는 방안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기존 건물을 헐고 임대주택을 짓거나 오피스텔로 변경하는 등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현행 제도로 지식산업센터는 입주회사 직원의 복지를 위한 기숙사로 용도를 변경할 수 있지만 건축법상 주택은 아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도 주택으로 용도를 변경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수요가 적은 상업용 건물의 리모델링을 통해 주거용으로 공급하면 도심에 빠르게 주택공급이 가능하다"며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 같은 컨버전이 활발하기 때문에 참고하면 좋다"고 말했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도 "오피스나 지식산업센터 등도 리모델링을 통해 청년층을 위한 임대주택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해외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공실로 남겨진 오피스를 주거로 전환하는 사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